[사설]다문화 학생 교육할 특수학급 시급하다 지난 26일 수원시 권선구 일월초등학교에서는 재학생들이 참여해 미니 글로벌 축제를 방불케 한 ‘다문화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수업 대신 세계문화 즐기기에 나선 어린이들은 교내 곳곳을 다니며 13개국의 언어와 생활문화 등을 체험했다.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운동장에 모인 학생은 서로 반가운 얼굴로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개막식에서 4~6학년 어린이들은 각자 차려입은 의상에 해당하는 국가의 국기를 들고 나라별로 30여 명씩 운동장을 돌며 마치 올림픽과 같은 화려한 입장식을 했다. 이날 학생들이 대표한 국가는 러시아, 몽골, 터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일본, 인도, 영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대한민국 등 모두 13개국. 개막식이 끝난 뒤 전교생은 각 교실에 마련된 체험 부스를 돌며 본격적인 세계문화탐방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경인교육대학교 외국인유학생들과 학부모 등 수십 명이 나와 나라별 부스에서 아이들의 문화 체험을 도왔다. 일월초 김현진 교장은 “학생들에게 다른 국가에 대한 편견과 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매년 다문화 축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독특하고 특색 있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하는 행사가 한 초등학교에서 열려 큰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실제로 다문화가정 자녀 상당수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다문화가정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도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나 중도 입국 자녀 학생은 1만413명으로, 이는 전국 다문화가정 학생 4만6천954명의 22.2%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도내 특별학급은 안산 2개교, 시흥 2개교, 안성·부천·포천·가평·성남·양주 각 1개교 등 고작 10개 학교 13개 학급에 불과하다. 특별학급에서 수업 받을 수 있는 학생은 2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학생들은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는 말이 되는데, 이들은 우선 언어문제에 봉착해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따돌림 등으로 적지 않은 수가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학생은 아예 입학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하면 우리사회가 이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특수학급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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