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연봉 40대男, 증권사 관두고 산삼캐더니도기권 운화 대표,식물줄기세포로 `대박` "화장품·건강식품이어 치료제도 개발" | 기사입력 2012.05.31 09:27:56 | 최종수정 2012.05.31 11:42:10 |  |
 천연물 신약 및 식품·화장품 개발회사인 (주)운화의 도기권(54·사진) 대표이사 회장.
`금융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씨티은행의 마케팅 이사를 거쳐 태국 씨티은행 소매부문 사장, 신한굿모닝증권 대표를 지낸 입지전적 금융인이다.
그는 한국 씨티은행에서 최연소 지점장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다 40대 초반 국내 증권사 대표로 스카우트 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2004년 굿모닝증권 사장에서 대만 유안타증권 경영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인수합병(M&A) 업계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정통 금융인에서 증권맨으로 변신에 성공했던 그가 15년 간 몸담았던 금융권을 떠나 48세 나이에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그가 `올인`한 것은 다름 아닌 줄기세포 산업. 일반인들이 잘 아는 줄기세포 분야지만 인간 줄기세포가 아닌 식물줄기세포였다.
"외국계 은행 대표·증권사 사장 등 고연봉 월급쟁이로서 해볼 것은 정말 다 해봤어요. 사업을 한다면 뭔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만한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하지만 2005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마침 황우석 사태가 터져 다들 만류했어요. 당시 20억원 넘게 연봉을 받고 있었고, 금융권에서 더 좋은 자리를 제의받기도 했으니까요."
그가 금융 분야가 아닌 바이오 쪽 사업을 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사기 당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태반이었다.
더욱이 모두가 생소해하던 식물줄기세포를 한다고 했을때는 `미친 것 아니냐?`는 지인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10%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10%만 성공해도 이 사업은 해볼만하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사재를 털어 지난 8년 동안 300여억원을 식물줄기세포 사업에 쏟아 부었다.
운화는 2009년 68억원,2010년 83억원,작년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8년 동안 밑빠진 독에 물붓듯 한 끝에 본격적으로 궤도에 진입한 것.
"50년된 자연산 산삼, 1100년 된 주목나무, 1000년 된 은행나무 등의 생장점을 추출하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운화가 최초이자 최고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식물줄기세포 배양기술은 세계에서 운화가 유일합니다.이 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고 있는데 써보신 분들,먹어보신 분들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50년 된 산삼을 아무나 먹을 수 있고 1100년,1000년씩 사는 주목과 은행나무의 생장점을 누구나 얼굴에 바를 수 있는 시대를 운화가 연 것이죠. 인간 줄기세포 화장품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도 큰 장점입니다."
식물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부가 당장은 `매출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으나 운화가 앞으로 주력하려고 하는 본령은 식물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분야다.
"아직은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이 많아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부터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앞으로 식물줄기세포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이 자금을 활용해 향후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도 회장과 식물 줄기세포와의 인연은 2004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유안타증권 경영고문으로 국제청소년연합회(IYF)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전북의 이름 없는 식물학자로 조그만 벤처를 창업한 진영우(41·현 운화 대표) 씨가 자신이 발견한 식물줄기세포 기술을 프랑스 사업가에게 넘기기 위해 조언을 구하러 찾아왔기 때문이다.
진 대표로부터 이 기술을 접한 도 회장은 외국에 판다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국가적 입장에서 봤을 때도 너무 큰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그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
"금방 성과를 낼 것이란 막연한 낙관론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황우석 사태가 터졌을때는 다 같이 싸잡아 `사기꾼` 으로 매도당하기도 했지요. 이같은 경험을 하면서 과학적으로,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논문 등 레퍼런스(Reference.참고기준)를 꾸준히 쌓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운화는 2006년부터 생명공학 분야에서 앞선 영국의 에딘버러 대학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5년만인 지난 2010년 10월 운화의 식물줄기세포기술이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는 극적인 성과를 거뒀다. 수십번,수백번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고 복잡하게 엉켰던 사업도 실타래 풀리듯 진행되기 시작했다.
운화가 세계 최초로 식물의 형성층에서 줄기세포를 분리 및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세계적 다큐멘터리방송인 디스커버리채널 등 외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식물의 형성층은 식물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하는 부위로 사람으로 치면, 고순도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골수조직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식물 형성층에서 식물줄기세포를 분리하려고 시도했지만, 이 부위가 매우 얇고 미세한 세포벽을 가진 세포층으로 이뤄져 있는데다 식물 줄기세포도 극미량만 함유돼있어 섣불리 분리 및 배양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운하의 식물 분리·배양 기술은 상업적으로 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존 항암제의 60% 정도가 식물 추출물일 정도로 식물 유효성분의 가치가 큰 데다, 식물 특성상 안전성도 높아 식물 줄기세포의 산업적 이용가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운화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운화는 자사의 식물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한 천연물 건기식 및 화장품 개발에 힘써왔다. 지난 2008년 50년근 천연 산삼, 1100년 된 주목나무, 1000년 된 은행나무, 토마토 등에서 추출한 천연물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인 `슈퍼시리즈(Super series)`와 `스킨쎄라피시리즈(Skin Therapy series)`를 잇따라 출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1100년 주목 배양분이 들어간 `SN시리즈`와 `SN T` 시리즈를 추가로 선보여 일본 백화점 명품관에 공급되는 등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까지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외에 `라이프에이드`와 `세븐데이즈` 등 건강기능식품도 연이어 내놨다. 최근에는 식물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조합단백질을 생산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운화는 항암, 항염증, 항바이러스 등 다양한 타겟 질환에 대한 식물줄기세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4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완료를 목표로 산삼줄기세포 기반 에이즈(AIDS) 치료 보조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에이즈 치료 보조제가 지식경제부의 `천연물 신약 개발 사업`에 선정돼 3년간 정부지원금을 보조받고 있기도 하다.
운화 기술로 만든 제품에는 `또별`이란 상표를 붙이는데, `또다른 별`이란 뜻으로 세상을 밝게 비칠 새로운 빛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올해 초 또 터졌다.
국내 모 월간지에서 `또별`이란 브랜드의 식품이 한 선교 단체에서 암 치료제로 판매돼 이를 복용한 일부 암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사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 이 매체는 또한 `또별` 식품이 현행법상 일반식품에 대해 의학적인 효과를 광고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암치료 효과를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산삼줄기세포 식품을 복용하던 8명의 암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포기해 사망했다고 모 매체가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사실 확인 결과 이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일반적인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산삼줄기세포 식품 복용을 병행했거나, 말기암환자로서 더 이상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 본인이 치료중단을 선택했던 분 들이었습니다.유가족들의 증언을 들어봐도 이분들이 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지 않았고 해당 식품 복용으로 인해 치료를 늦추거나 중단한 적도 없었습니다."
사실관계를 설명해도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언론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이 월간지는 운화의 DDB20 제품의 성분이 조직배양삼과 녹차분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실제 이 제품은 조직배양삼(산삼줄기세포) 100% 제품이며, 녹차분말은 전혀 포함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식품 중에 녹차분말이 포함된 제품은 품목제조 신고가 된 10개 이상의 제품 중 한 제품인 `또별차` 제품입니다. 또한 DDB20의 10g 한 병 당 판매가는 2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수차례 찾아가서 해명하고 설명해도 정해진 방향대로 그냥 기사를 써버리더군요. 현재 정정보도는 물론 민.형사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이러저러한 굴곡은 있게 마련. 하지만 금융맨으로서 승승장구하면서 누구보다 언론을 잘 알고 언론과 친하다고 자부했기에 일방적인 언론보도의 충격은 컸다.
"한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과제가 던져지는 게 사업 같습니다. 진실은 결국 통하게 돼있다는 말을 믿습니다.지난 8년간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이끌어오는 동안에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저를 지탱해 줬습니다. 앞으로 식물줄기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제 및 에이즈치료제 개발 등이 운화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50년 된 산삼과 1100년 주목에서 얻어낸 천연성분을 모든 사람들이 쉽고 안전하게 먹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게 운화의 비전이자 저의 꿈입니다."
앞으로 생명공학(BT) 분야가 정보기술(IT)에 뒤이어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도 회장의 굳건한 믿음이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던 식물 줄기세포 기술을 발굴해 상용화에 성공한 뚝심의 경영인 도기권 회장.
"개인적으로 이 사업은 사명이고 40대를 훌쩍 넘어서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줄기세포 분야는 이제 태동기인 만큼 마치 갓 싹튼 떡잎과 같이 여립니다. 줄기세포 등 바이오 분야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를 갖고 뛰어들어야 합니다. 국가적 지원과 국민들의 애정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이 줄기세포 등 바이오분야에서 반도체.IT 신화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He is…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 미국 듀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Citibank Korea 마케팅, 소매금융영업 담당 이사 △ Citicorp Finance & Securities Ltd. (Thailand) 대표이사 사장 △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 △ Yuanta Securities Ltd. (Taiwan) 경영고문 △ KTF 사외이사 △ HMC 투자증권 고문 △ 현 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 (IYF) 회장 △ 현 ㈜운화 대표이사 회장
■ <용어설명> 식물줄기세포란 : 식물줄기세포는 인간의 신체 장기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다양한 세포들이 성장해 만들어지듯 식물도 줄기세포의 한 부분인 형성층에 속해있는 줄기세포를 통해 커가며 여기에 식물 고유의 천연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를 밖으로 추출해서 실험실에서 순도높게 배양한 것이 식물줄기세포다. 식물줄기세포는 동물줄기세포와 달리 배양에 제한이 없으며,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
기존 식물줄기세포는 지역별로 민간요법이나 한약재 등으로 사용됐지만 균등한 성분을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어려워 신약개발에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식물 내 줄기세포 추출과 대량배양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동물줄기세포 개념이 식물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용어는 최근 화장품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식물이 동물과 달리 전분화능력(totipotency)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동물의 줄기세포와 개념이 상이하다.
[김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