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문
김아영
새날학교와 함께한 시간이 벌써 8주가 되었다는 것이 믿기기 힘들 정도로 정말 빠르게 지나온 것 같습니다. 아직 가르쳐주고 싶은 것도, 또 제가 배울 것도 많이 남아있는데 말입니다. 길다고 생각했던 8주가 아이들과 교감하고, 또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새날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8주 동안은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느낀 점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은 이 다문화 대안학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해서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아는 것이 없던 제가 이 다문화 멘토링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아이들의 밝은 미래와 희망을 볼 수 있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교단에 서려던 제가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새날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매우 약한 아이들입니다. 자신의 의지로,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한국에 온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의지가 약한 상태에서 공부할 환경과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이 한국에 적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교육기관이 설립되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또, 이 다문화 멘토링은 제게 ‘교사’라는 직업에 다시 한 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처음 교원대에 왔을 때는 자신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자신도, 또 아이들을 위해 희생할 자신과 확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순수함과 내면의 아픔을 보았고, 또 그들을 통해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몸 희생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또 아이들을 사랑할 자신도 생겼습니다. 사실 학생이 공부하기 싫어하고, 말을 잘 따라주지 않을 때에는 무기력해지고, 안일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학생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의 이 마음을 몰라줄 때에는 학생이 미워지기도 하고, 서운해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도 다 선생님이 감당하고, 끌어안아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학생이 잘 모른다면 알게끔 도와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새날학교에서의 멘토링은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이 상태에서 새날학교를 떠나게 되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비록 새날학교에서의 다문화 멘토링은 끝이 났지만 멀리서도 새날학교가 하루바삐 공립화 되어 학생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또한, 허락만 해주신다면 학기 중에도 가끔 학교를 방문하는 기회를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부족한 선생님을 믿고 잘 따라준, 오후에는 항상 우울하다고 말하던 마음 여린 우리 리이펑, 배고프다고 생각 없이 한 말에 과자와 음료수를 슬며시 내밀던 우리 착한 시위룡, 선생님은 인재라며 한없이 추켜 세워주던 우리 날개 없는 천사 방엽이, 애교가 철철 넘쳐서 여선생님들을 반성하게끔 만들던 우리 귀염둥이 이녕이, 약 2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에서도 지각 한 번 잘 안하던 새날학교 모범생 우리 몽미, ‘어터겅재잭’이라는 멋진 몽골 이름을 지어준 떡볶이 킬러 우리 수현이, 뻔히 보이는 장난임에도 굳이 선생님을 잡아끌어 의자에 앉히려던 진지한 듯 하면서도 장난기 많은 태우, 공기의 신이라며 ‘대왕마마’라고 불러주던, 좀비를 아주 무서워하는 예쁜 우리 미이, 컴퓨터를 사랑하고 장난기가 하늘을 찌르던,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정이 많은 우리 엽이, ‘선생님 예뻐요’라는 빈말로 아주 잠시 동안 선생님을 기쁘게 해주던,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진호, 아이들보다도 더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온누르씨, 목소리와 웃는 모습이 천사 같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우리 다함이, 다엘이~ 정말 모두모두 잊지 못할 거야~ 절대로 스쳐가는 인연이 되지 않게 선생님도 노력할 거니까 너희들도 선생님 자주 못 보더라도 잊지 말고,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못생기고 부족한 선생님 밑에서 배우느라 고생이 많았고, 앞으로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자! 또 볼 때까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그럼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