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의 앙상한 가지 위에 매달린 잎사귀들이 찬바람 앞에 떨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옷차림에서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새날학교에 둥지를 틀고 아이들과 공부하며 함께 생활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나갔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무더웠던 지난 여름부터 저는 부푼 희망과 긍지를 갖고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말과 글을 가르쳐주고 귀중한 체험학습을 통하여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노력했던 일들이 생각이 납니다.
이제는 어느덧 학생 수가 열세 명으로 늘어나고, 학교시설도 보강되어 처음보다는 차츰 학교 분위기도 바뀌었고 수업시간과 과목도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배우려고 하는 의지와 태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 그 아이들과 마주쳤을 때는 서먹했던 느낌, 말이 통하지 않아서 몸짓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의 어려움보다는 이제는 보람을 점점 느끼게 되었고 무엇보다 사랑이 소중하다는 것을 새날학교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가나다라도 모르던 아이들이 이제는 제법 말을 하고 쓰기도 하니 얼마나 대견스럽고 고마운 일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한글자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그 아이들만이 느끼고 있는 정석적 갈등과 소외감, 정체성과 언어장벽으로 약간의 벽이 늦겨 질 때도 있지만, 우리는 어느새 한 식구 한 마음이 되어있습니다. 오늘도 이 아이들에게 더욱 따스한 사랑과 베품으로 함께 배우며 생활할 수 있도록 다짐을 해봅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진지하고 꾸준하게 이들의 문제와 장래성에 대하여 특히, 교육기관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고 다루어져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한편으로, 너무 다행인 것은 대기업이나 관심 있는 분들께서 다문화가정과 입양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마음을 열고 생각하고 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곳 우리들의 요람이요 배움터인 새날학교가 주님의 충만하신 사랑과 은총으로 하루 빨리 더 크고 넓은 기숙사형 학교로 발전되어 이와 같은 아이들이 모든 것을 의지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날이 오도록 우리 모두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성원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머지않아 새날학교는 주님께서 반석 위에 세워주실 은혜로운 사회적 기업형 학교로 발전하여 명실 공히 교육기관으로 공인 받는 그날이 온다는 것을 우리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끌어 가야 하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며 지낼 수 있도록 당신의 그 크신 날개로 저희들을 지켜주시고 보호하여 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