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5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제 우리 사회의 한 기둥으로 뿌리내린 셈이지만, 적잖은 다문화 학생들은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에서 여전히 겉돌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엿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꿈과 끼를 찾아주는 직업교육이 절실합니다. 이상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미용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머리 감기기 실습에 이어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마사지도 배웁니다. 120시간의 교육을 마치면, 두피 관리사 2급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백가령 2학년 / 경기 한국문화영상고 "저는 담임 추천 없었더라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것 같고 자격증도 못 딸 것 같아요. 그리고 교육하는 과정도 재밌고, 배울 것도 많아졌고…" 같은 시각, 자동차의 엔진을 분해하는 학생들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엔진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배우는 겁니다. 실습 위주의 수업을 통해 그 동안 몰랐던 자신의 소질도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이종민 2학년 / 경기 효자고 "엔진이나 만드는 쪽으로 처음에 관심이 없었는데 손재주가 있어서요. 그런 걸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해봤는데, 많이 좋았던 것 같아요. 도움도 되고…" 경기도교육청이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한 직업교육과정입니다. 정부에서 예산을, 지역의 전문대학이 강사진과 교육 과정을 제공했습니다. 미용과 요리, 자동차 등 취업이 쉬운 3개 분야를 선별해 수강생 27명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정순봉 장학관 / 경기도교육청 다문화교육담당 "진로와 직업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다문화 학생들의 소질이나 특성을 파악하고 진로 및 직업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 공교육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이 거의 없었던 만큼,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수업으로 실제 기술능력이 향상됐다고 답한 학생 비율도 92%에 달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예산과 전문적인 교육 기관을 확보하는 문제가 시급합니다. 아예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밖 아이들을 위한 직업교육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이대홍 원장 / 신흥대학교 평생교육원 "관할 지자체, 또 관할 지역교육청 그리고 그 지역에 있는 중심 대학이 서로 연계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는 직업교육에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들의 자립을 위해 꼭 필요한 직업교육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 뉴스 이상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