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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우리는 '미스 다문화' 3인방… 다 어울리는 문화 만들어요"2024-11-11 00:58
작성자 Level 10

한국·필리핀·슬로바키아… 국적 달라도 화합 한뜻
"필리핀 사람, 다 불법체류자 아니에요."

지난 22일 오후 3시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필리핀 여성 마리아 안젤린 마틴 로페즈(Lopez·23)씨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는 "나는 공부하러 온 대학원생인데도 동남아에서 왔다고만 하면 한국인들은 일하러 온 노동자로만 생각한다"고 했다. 로페즈씨는 지난 1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회 '미스 다문화(Miss International Multicultural Society) 선발대회'에서 슬로바키아의 크리스티나 소볼치아코바(Sobolciakova·19)씨, 한국인 하수정(20)씨와 함께 '미스 다문화'에 뽑혔다.

▲ 첫 ‘미스 다문화’로 선발된 하수정, 로페즈, 소볼치아코바(왼쪽부터).

 

서울 한남동 세르비아 대사관 앞이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국내 32개국 대사관의 협력단체인 국제사회복지협회(ICFW)가 개최한 이 대회는 한국인과 이주민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할 도우미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 미스 다문화 2명은 국내에 사는 18~28세 여성 가운데 17개국 대사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사람 가운데서 뽑았고, 한국인 미스 다문화는 인터넷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 1명을 선발했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인 소볼치아코바씨는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한국의 다문화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극동대 항공운항서비스학과 2학년인 하수정(20)씨는 "외삼촌과 결혼한 태국 출신 외숙모를 처음 만났을 때는 말도 안 통하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같이 십자수를 놓을 정도로 친해졌다"며 "생김새와 생활방식이 다를 뿐 마음을 터 놓으면 서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젤린씨는 "우리도 세끼 밥 먹는 똑같은 사람"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필리핀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들은 지역 사회복지관과 연계해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고, 초등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이 다문화 사회를 이해하도록 수업도 할 예정이다.

이날 이들은 대회 심사위원인 슬로보단 마린코비치(Marin kovic) 세르비아 대사를 방문했다. 마린코비치 대사는 "외모뿐 아니라 지적으로도 출중한 여성들을 뽑으려고 노력했다"며 "늘 웃음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