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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침부터 눈물이 흐른다.-최정의팔-2024-11-15 00:35
작성자 Level 10
아침부터 눈물이 흐른다. 벌써 몇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암담한 현실에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나약한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성탄절이라고 해서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 해야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내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어느 가난한 목회자의 따스한 실천에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느 가난한 신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조합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느냐고. 그는 휠체어 장애인으로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돈을 마련해놓지 못해 계약금 240만원을 대출하고 싶다고. 그는 지난 1년 동안 출자를 하지 못해 대출자격이 없었다. 긴급대출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그가 갚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25일 그가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절예배에 참석했다가 지하철 승강장에 휠체어가 끼어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을 듣고 왜 그가 성탄절예배에서 나를 만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아마 임대주택 계약금에 대한 대답을 직접 하지 못해준 나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다시 그에게 문자로 계약금 뿐만 아니라 입주금8백만원에 대한 준비와 상환계획을 물었다. 그는 아직 아무런 대책도 없고 상환도 취업이되는 후년이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입주를 포기해야 할것같다는 대답이 왔다.휠체어장애인에게 엘리베이터가 있는 임대주택은 삶의 기본조건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어떻게 하든 입주하게 하고 싶은데...최근 치앙마이고아원 때문에 빚을 많이 진 관계로 나는 감당할 수 없다는 핑게를 대면서 여기저기에 알아보게 되었다.
새벽에 한 목회자로부터 본인이 계약금을 감당하겠다는 문자를 보았다. 그 목회자도 가난한 교회의 목회자라 결코 넉넉한 살림은 아닐 터인데 자신도 지체장애인이라서 마음이 아파서 무리를 한 것같다.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난다. 그 따뜻한 마음이 겨울을 녹여 그 신학생이 임대주택에 입주해 마음놓고 따뜻한 방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