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QT를 하자]

1. QT는 한국교회에서 실패한 대표적 사역 중의 하나다.

2. 왜냐하면, QT교육 한 두번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소개받았는데, 그중에 실제로 날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3. 성공한 것은 큐티책이 많이 팔린다는 것, 큐티를 좀 해본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실패한 것은 정말 큐티를 성실히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정작 큐티 사역 자체는 교회 사역의 주변머리로 머쓱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찬양사역의 화려한 성공에 비하면, 큐티 사역은 완전 실패이다.

4. 게다가, QT를 하는 이 중의 상당수도, 본문을 쓱 한번 읽고, 옆에 있는 메시지 정리나 적용 부분을 읽고 기도하는 것에 그친다. 어떤 경우는,... QT를 설교로 만들어놓은 팟캐스트나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한다. 거의 캔커피나 사발면 수준의 인스턴트 말씀먹기이다.

5. 즉, 스스로 본문과 진지하게 씨름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6. 성경을 읽는 것은 좋으나, 읽는 행위로 그칠 뿐, 본문을 이해하고 붙잡고 묵상하려는 노력이 많지 않은 듯 하다.

7. 진짜 QT를 하려면, 설명대신 본문을 깊이 봐야 하고, 성경 이해를 돕는 여러 자료들을 익숙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성경 전반에 걸친 큰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8. 그런 기초 위에, 오늘의 본문에 대해서 반복해서 읽으면서, 그 내용의 전반적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런 후, 오늘 내게 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적용해 나가야 한다.

9. 이렇게 되어야, QT의 기본적인 궤도에 완전히 올라선 것이며, 말씀으로 묵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수준까지 훈련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QT 역시 제대로 하려면 일정기간에 거친 훈련이 필요하고, 그후에도 성실한 자세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QT만 가지고는 안되고, 교회 전체의 사역 방향에 있어서 말씀사역 프로그램이 균형있게 구성되어 QT를 정말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쳐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10. 이 이야기가 QT를 열심히 하고 계신 분들을 욕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매우 잘 하고 계신 공동체, 성도들이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QT 교재 중에도 독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 대신, 본문에 스스로 집중하도록 되어 있는 교재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11. 다만, 우리 한국교회의 상황을 돌아보았을 때, QT가 또 하나의 제의적 행위, 즉 겉모습만 남은 종교적 행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는 뜻이다. QT를 할 줄 알고, 하고 있다는 변명이, 말씀사역을 뒷전으로 던져버린 우리 모습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QT사역이 올바른 말씀사역으로 성숙, 발전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