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뉴스

다문화소식

Cheongju Saenal School

다문화뉴스

제목대안학교 인가 끝내 물거품 '눈물'2024-11-11 01:13
작성자 Level 10

대안학교 인가 끝내 물거품 '눈물'
외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 가르치는 청주 새날학교

한덕동기자 ddhan@hk.co.kr


청주 새날학교 학생들이 한국음식 체험 수업 시간에 만두를 만들고 있다. 외국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재혼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된 이들의 바람은 한국 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상급학교에 진학해 계속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청주 새날학교 제공
관련기사
"내년에는 정식 학교로 인가받아 아이들에게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를 가르치는 청주 새날학교 교사들은 3일 "요즘 학생들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으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청주 새날학교의 대안학교 설립 계획안은 지난달 27일 충북도교육청 대안학교 설립 운영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됐다. 운영위는 ▦학교 예산 확보방안 모호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미흡 ▦기숙사 부재 등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식 학교로 인가하기에는 설립계획안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위원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2학년부터 인가 대안학교를 운영하려던 새날학교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 학교가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날학교는 정식 학교로 등록되지 않아 졸업을 해도 상급학교에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8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일반 주택을 개조해 문을 연 새날학교는 여느 다문화 학교와는 좀 다르다. 이곳 학생은 일반적인 다문화 가정과는 달리 외국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재혼 등으로 한국에 들어온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이주여성이 한국에서 낳은 자녀보다 더 소외되고 버림받다시피 했다. 현재 중국 몽골 필리핀 출신 청소년 20여명이 자원봉사를 자처한 교사 6명의 보살핌 아래 한국어 공부 등을 하고 있다.

새날학교는 지난해부터 입학 문의가 늘면서 건물 이전을 추진, 지난 4월 청원군 오창읍에 있는 대지 3,300㎡, 건평 1,500㎡의 옛 충북 교총회관으로 이사했다. 비용은 가수 인순이씨가 자선 공연으로 모금한 2,200만원과 개인 후원금 등으로 충당했다. 유한양행은 건물 임대료(월 220만원)후원을 약속했다.

번듯한 교사를 마련한 학교측은 이후 대안학교 전환을 추진했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당분간 비인가 교육기관으로 남게 됐다.

이 학교 최찬소(58ㆍ영어)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이주여성이 한국에서 낳은 자녀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데도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해 제대로 지원도 못받고 있다"며 "후원금에 의존해 운영할 수 밖에 없는 다문화 가정 대안학교를 다른 대안학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새날학교를 운영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좀 더 체계적인 중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학교 예산 확보방안 등을 보완해 내년에 다시 대안학교 설립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