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학교에 제출할 용도로 쓰는 감상문보다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쓰고 싶어서
새로 하나 씁니다. ㅋㅋ
안녕하세요. 새날학교에서 2010년 여름 멘토를 맡은 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07학번 이 준재라고 합니다.
올해 겨울에도 새날학교에서 2주간의 멘토링을 했던 저로서는 좀 더 발전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약간의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한 이번 멘토링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일이네요. ^^;
공부, 공부. 공부....
공부를 가장 싫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부를 하는 것도 힘든데,
날씨도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더니 푹푹 찌는 무더위에 에어컨이 나오는 방은 한 곳 밖에 없어서
모두가 그 방을 차지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이기고 환호하고 지고 절망하던,
매일 매일이 어느 사이엔가 어제 너머로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요.
시간의 흐름이란 어느 순간에는 한없이 느리다가도 지나고 보면 앗!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변덕스러운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에 쫓기든 마감한 지난 겨울과 달리, 이번 여름에는 8주라는 시간에 눌려 나태해지고,
흔들린 적도 많았습니다.
돌이키면 부끄럽네요.
하지만, 저 스스로는 제가 맡은 아이들, 방엽이와 몽미에게 최대한 가르치려고 노력했었다고 자부하고,
또 방엽이와 몽미도 그렇게 생각해 주었던 것 같아 고맙습니다.
마지막 날 받은 선물이 너무 고마웠는데, 제대로 고맙다는 마음을 잘 전했는지... 아쉬움이 남네요.
멘토링 선생님 대표를 맡아 아이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몫을 잘 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왜 항상 지나간 일들에서는 잘 한 일보다 아쉬운 일들이 마음에 더 오래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참을걸 하는 생각들...
하지만, 이번에도 적지 않은 교훈과, 마음에 남는 추억들, 그리고 가슴에 곧게 세워야 하는 교육에 대한 철칙이
조금은 더 단단해지지 않았나, 이만하면 그래도 잘 하지 않았나 하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방엽이와 몽미는 정말 좋은 학생입니다.
선생님을 존경할 줄 알고, 가르치는 사람 앞에서 배울 줄 압니다.
스스로 머리가 좋지 않다고, 단어를 외워도 맨날 까먹는다고 하지만 다음 날 복습해보면 왠만큼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두 아이는 선생님이 믿고, 규칙적인 학습 과정만 지속한다면 충분히 한국어를 마스터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교시는 전날 배운 단어의 복습을 하면서 되새기고, 2교시에는 새로운 단어를 공부하면 좋을 겁니다.
방엽이와 몽미는 서로 잘 통하기 때문에 함께 가르쳐도 괜찮을 것 같고, 3교시에 읽기 수업에서는 교대로 읽기 수업을 하면
다른 학생이 읽을 때 쉴 수도 있고, 괜찮았습니다.
4교시, 5교시에는 문법이나, 귀화 면접시험 대비 공부를 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하루 종일 단어를 외우고 읽기를 시키면 누구라도 머리가 아프다고 투덜대겠지요. ㅋㅋㅋ
둘 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느라 그리고 한국어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힘들어합니다.
그래도 새날 학교라는 매일 아침 일어나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이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삼 이 아이들을 지켜주는 새날 학교에 그리고 새날 학교의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리고, 이 두 아이 뿐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새날 학교가 꼭 정식 학교로 인가를 받기 바라며, 짧은 글을 줄일까 합니다.
지난 8주 간의 시간을 잊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모두 안녕히 계세요.
2010. 8. 26
새날 학교 멘토링 교사 이 준 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