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연무대군인교회에서 있었던 세례식, 참여했습니다. 집례자들 오가시는 경비를 조금 대납한 적은 있었어도 제가 참여하기는 처음입니다. 아마 마음 속 한 구석에 있었던 훈련소 세례식에 대한 편견이 저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참여조차 구레네 시몬처럼 갔었는데요, "군선교"를 비롯한 여러 현장에 대한 저의 피상적인 이해를 깊이 반성하고 구레네 시몬처럼 신앙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명씩 나와 무릎을 꿇고 세례를 청할 때 이미 세례를 받은 훈련병들은 기도를 부탁을 합니다. 이들이 기도를 청할 때 마음은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는 여인의 심정일 겁니다. 아무 말 없는 훈련병에게는 세례를 주는데 수 천 명의 웅성거림 속에서도 마치 주님 앞에서 세례 받는 자와 세례 주는 자, 둘만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 . . 세례를 줍니다!”할 때 병사의 마음 속 깊이에서 나오는 ‘아멘’의 진동이 안수자의 손까지 전해오더군요. 속성으로 진행되는 훈련소 세례식에 단점이 있다할지라도 이것을 상쇄하는, 특수한 상황과 관련된 장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벳세다에서 두 번의 안수를 통해 눈이 밝아진 자의 경우(막 9:22~26) 같은 의의가 이 세례식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복음성가가 우리들이 좋아하는 것과 사뭇 달라서 종종 곤혹스러운데요, 옛날에 우리가 좋아했던 <실로암> 노래가 육군훈련소 신세대 병사들에게도 그토록 인기가 있다니 참 흥미롭습니다. 어떤 특정한 상황에 어필하는 점이 이 노래의 가락과 가사에 있는 모양입니다. 앞에서 올렸던‘애피타이저’노래에 이어 ‘메인 요리’ 노래를 올립니다. ‘디저트’는 없습니다.
군대에도 소아과군의관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어린이 부대'가 없어서 대부분 소아과전문의는 보건소에 근무를 하는데, 제가 잘 아는 분은 빽이 없었는지 아쉽게도 전방으로 배치되었습니다. 그 후 식사를 하면서 하루에 몇 명의 아이를 진료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변하더군요. "군 기밀이라..." 좋은 영상을 구해보려고 노력은 했습니다만 이것도 ‘군 기밀’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영상 올립니다. 안녕히 계셔요. - - - - - -
“매주 교회 갈 날만 기다립니다.” 제가 이곳 육군훈련소에 와서 훈련병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교회가 너무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아니, 교회가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깜짝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훈련병들이 교회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예배시간 30분 전이면 주차장이 다 차버립니다. 매주 13,000여명! 어디서 이런 젊은이들을 또 볼 수 있을까요? 본당 모든 통로, 제단 위까지 빼곡히 들어 찬 훈련병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교회가 비좁아 터질 지경입니다. 매주 1,000여 명이 본당에 못 들어가 주변을 배회하며 아우성입니다. 왜 우리는 본당으로 못 들어가느냐고! (...중략...) 이제는 완전히 우리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실로암’ 찬양! 훈련병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하루라도 이 실로암을 안 부르면 훈련병들이 자리를 뜨려하지 않습니다. 이 찬양을 부르며 일주일 훈련을 버텨 낸다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매주 13,000명 가운데 70%가 교회를 처음 나오는 이들인데, 그들도 생활관에서 훈련장에서 이 실로암 찬양을 흥얼거리며 신나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미소를 머금는다는 말에 정말 온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얼마나 극성으로 실로암 찬양을 불러대는지, 매주 의자가 네다섯 개는 망가져 나가지만, 결코 그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이 젊은 영혼들이 이렇게라도 신바람나게 주님을 찾을 수만 있다면!...
- 연무대군인교회 담임목사님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