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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문화자녀 교육의 현실을 바라보며....."2024-09-30 05:07
작성자 Level 10

 

다문화자녀 교육의 현실을 바라보며

<다문화 칼럼>손수정 부천새날학교 이사장
 
ㅣ 기사입력 2014/03/10 [18:20]

2014년 3월로서 중도입국자녀교육 대안학교인 부천새날학교가 설립된지 어언 6년이 되간다.
그동안 수 많은 중도입국학생들이 새날학교에서 한국어와 검정고시교육과정을 거쳐 제도권내 상급학교로 진학을 했거나, 각자의 적성에 맞춰 직업학교나 폴리텍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이 많았다. 올해에도 30여명이 넘는 중도입국학생들이 저마다 열심히 각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중도에 탈락하는 학생들도 많았고 아예 학업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물론이고, 그동안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허탈한 마음과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학생 한 명이 입학할때 마다 각 과정 담임선생님들께서 온 몸과 마음을 다해 한 글자라도 더 가르쳐 보려고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학생은 한 마디 인사조차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린다. 그래서 저희 새날학교에서는 한국어교육은 필수이고, 오후시간에는 이런 학생들이 학업을 등지고 떠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매일 오후에는 자존감교육, 정체성교육, 미술치유교육, 웃음치료교육 등의 특수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고, 그들이 갖고 있는 깊은 상처를 치유해 주고자 힐링 프로그램(Heal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요즘은 '이탈 학생'이 훨씬 줄어들었고, 심지어는 방학이 없이 학교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2013년부터는 중도입국자녀들 가운데 일반 제도권내 학교에서 너무 공부를 잘해서 왕따를 당해 그곳 학우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 아직 비인가 학교인 우리 새날학교에 와서 '검정고시'과정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몇 몇 있고, 비록 정부에서 인가는 됐지만 입학이 너무 까다롭거나, 수업료+식대+기숙사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학생 부모가 감당할 형편이 못되서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못가고 저희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어떤 학생은 부모의 권유와 학교의 규정에 따라(대한민국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임)일반학교에 입학해서 1년 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너무나 한국어에 대한 기초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한글의 철자법을 모르고 공부라면 지래 겁을 먹고 학교를 떠나는 학생도 있다.

2013년부터 우리나라 교육법은 "모든 다문화학생이 일반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근 학교에 찾아가 상담만 하면, 100% 입학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에서 온 다문화학생이 아무런 기초도 없이 한국학생들과 머리를 겨누며 공부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생각대로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된다. 그래서 일부 다문화지정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 또는 "방문지도사교육" 또는 "이중언어교사" 등의 여러가지 교육방법을 구상하여 실행하고 있다고 하나, 과연 그 실효성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이런 교육정책은 다문화에 식견이 높은 교육 전문가 여러 선생님들께서 여러 연구용역과 전문가들을 통해 오랜동안 연구하고 정책으로 선정해, 실천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런 정부교육정책들이 다문화자녀, 특히 나이가 많아서 한국에 온 중도입국학생의 입장에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 학생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교육정책인지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때가 아니가 싶다.

잘못된 정책은 '헛 바퀴만 도는 수레'와 같이 인력낭비, 시간낭비..더 나아가서는 국민들이 낸 "혈세의 낭비'로 이어지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지금 우리나라 다문화자녀에 대한 교육제도는 겉으로 보기는 잘 되어 가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교육은 전혀 진전이 없이 어떤 한 지점에서 "메너리즘(manneism)"에 빠져버린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해가 바뀌어도,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교육은 아무런 진전이 없이 고목나무처럼 한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런 중도입국자녀들이 알게 모르게 벌써 20,000여명이 우리나라에 와서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고 학교도 다니지 않고 자신이 갈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이런 엄연한 사실을 정부, 지자체, 교육기관, 민간 대안학교 관계자 모두가 직시해서 2005년도에 불란서에서 일어났던 '불란서 폭동'과 같은 불행한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 나가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원해 본다.